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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가고 2월의 끝자락이 보이네요.
복잡한 도심을 떠나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 좋은 곳을 찾고 계신가요.
진강산의 맑은 공기와 고즈넉한 숲길이 감싸주는 곳, 강화 가릉으로 떠나보시죠.
진강산 능선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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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가릉을 찾아가는 길은 그 자체로 훌륭한 산책 코스입니다.
이곳은 강화나들길 3코스인 ‘고려왕릉 가는 길’에 포함되어 있어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진 명소지요.
입구에서 능역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이어져 있어, 2월의 차가운 바람도 상쾌하게 느껴집니다.
눈이 살짝 쌓인 흙길을 밟으며 걷다 보면, 도시의 소음은 사라지고 오직 바람 소리와 새소리만 남습니다.
천천히 숲의 향기를 맡으며 걷는 이 시간은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듯합니다.
팔각 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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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릉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봉분을 감싸고 있는 독특한 돌의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원형 호석과 달리, 이곳의 봉분은 12면의 각이 진 돌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팔각 호석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는 고려 시대 왕릉 축조 방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구조물로, 투박하면서도 세련된 미감을 자아냅니다.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온 회색빛 돌들은 2월의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더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죠.
가까이 다가가 돌 하나하나에 새겨진 정교한 다듬질 흔적을 관찰해 보는 것도 가릉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앙증맞은 석수(石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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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의 뒤편을 조심스레 들여다보면 생각지 못한 귀여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봉분의 뒤쪽 모서리에는 무덤을 지키는 돌로 만든 동물상인 석수(石獸)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호랑이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조선 왕릉의 거대한 석물들과 달리, 강화 시기 왕릉의 석물들은 크기가 작고 아담하여 위압감보다는 친근함을 줍니다.
마치 웅크리고 앉아 왕비를 지키는 듯한 작은 돌 호랑이의 모습은 묘한 애틋함마저 불러일으킵니다.
이 작고 소박한 조각상들은 화려하지 않아도 진심을 담아 조성된 공간임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탁 트인 시야로 들어오는 강화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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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역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서 뒤를 돌아보면 시원하게 트인 전망이 펼쳐집니다.
진강산 자락에 안겨 있는 가릉은 앞쪽으로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 강화의 들판과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겨울의 투명한 햇살이 내려앉은 고요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 속 답답함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듭니다.
잠시 벤치나 바위에 걸터앉아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물멍’이나 ‘산멍’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는 장소입니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는 이곳의 풍경은 그 어떤 여행지보다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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